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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차 ˚ 안나푸르나 트래킹 1일차J.여행/네팔 2017. 11. 27. 06:41
2014년 11월 6일 ⎯
웃어? 그 웃음 곧 사라질 게다.
B : 힐탑롯지
오전 8시에 놀이터로 짐을 몽땅 들고 감. 먼과 잠시 대화 후 택시를 타고 출발지로 이동. 굽이진 산을 넘어 한 시간을 내리 달렸는데 1,600루피라니! 남는 게 있나 싶음.
걷고 또 걷고... 처음에는 할만하더니 계단부터 숨이 턱턱. 쉬고 또 쉬어 오후 네 시가 되어서야 힐탑롯지에 도착. 생각보다 방도 깨끗하고 창가로 보이는 경치가 감탄할만하다. 뜨거운 물 펑펑. 씻으며 몸을 풀다.
점심으로 먹은 스파게티는 최악. 삶은 감자는 싹이 났지만 쏘쏘. 힐탑롯지의 스프에 J의 아이디어로 누룽지를 넣었더니 기가막힘. 든든함. 진저티는 맛이 그닥. 앞으로는 레몬차를 먹자고 합의.
콜라가 몹시 땡김. 그러나 하루에 하나만 먹기로.먼의 인맥과 노련함에 신뢰가 감. 팁을 두둑히 챙겨 줘야겠다는 생각. 끝까지 보자. 먼 덕분에 롯지 방 값을 아꼈다. 그걸 팁에 보태줘야지.
이곳은 뷰가 끝내준다.빛이 산과 대지를 덮는다. 그야말로 생명의 현현이다. 왜 그토록 오랜동안(그리고 여전히) 태양을 숭배했는지 알 것 같다.
히말라야의 밤은 적막 그 자체다. 아무런 소리도— 풀벌레 찌르대는 소리 조차도 들리지 않는 고요.
슬리퍼를 신고 무거운 짐을 지고 묵묵히 산을 오르는 그들에게서 숭고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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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고 있지만 눈이 풀린 B
J : 나야풀 9:00-올레리 16:20
8시 먼과 놀이터에서 만나기로 약속. 일찍 일어나서 짐을 꾸려 나온다. am/pm 지각한 아닐과 인사. 먼과 택시타고 출발, 외할머니처럼 배웅하는 권사장님. 택시는 1600루피인데 한시간을 달린다.
나야풀도착. 생각과 다르게 마을이 있다. 차가 다닌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길이 좋다. 짚차를 탄 할아버지 매우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우리를 지나친다. 그들은 계곡 물소리를 들을 수 없다. trekking is trekking.
오르락 내리락 계단들. 간간히 이어지던 대화는 어느새 사라진다. 점심은 실패!! 화장품 맛이 나서 먹을 수가 없다. 스파게티를 입에 넣는 순간 토할뻔 했다. B는 돈이 아까워서 그 스파게티를 다 먹었다.
B의 다리는 무거워 보이고, 먼은 계속해서 B를 걱정한다. 스프에 누룽지는 신의 한수.